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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늘 취재보도 윤리에 대해 고민해야

기사승인 2022.11.30  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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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경기기자협회 회원사, '2022 사건기자 세미나' 참석

인천경기기자협회는 지난 11월17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 서귀포 칼호텔에서 진행된 ‘2022 사건기자 세미나’에 참여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주최·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시도기자협회 회원 50여명이 참여, 사건기자들이 염두해야 할 언론보도 권고기준에 대해 살펴봤다.
 
세미나는 1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소개, 2부 취재현장과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그리고 개선점 토론, 특강 아동학대 언론보도 권고기준 제정 배경 및 적용점 강의로 구성됐다.
우선 구성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정책지원본부장은 재단에선 대국민 자살예방 교육 홍보, 자살고위험군 관리 사업, 중앙 및 지역사회 자살예방 정책지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기자들이 지켜야 할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구 본부장은 “직접적으로 ‘자살’이라는 용어 대신 죽음 등 다른 언어로 순화해야 한다”며 “특히 과거 유명인의 자살 보도 후 국내 자살율이 38% 증가했다. 이는 모방자살로 이어질 수 있으니 더욱 철저하게 권고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2부 토론은 권영철 CBS 대기자가 좌장을 맡고 이승환 뉴스1 사건팀 부팀장과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각각 ‘자살보도, 왜 중요한가’, ‘자살 및 사망 사건사고와 취재보도 윤리’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부팀장은 “기자로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쓰지 않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으며 내가 쓴 기사로 2차 가해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취재·보도 과정에서 느낀 언론 윤리에 대해 언급했다. 
유 교수 역시 '죽음은 언제나 슬프기에 보도를 더욱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며 “당시 상황 설명을 자제하고 다른 방안으로 대체하는 등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나래 국민일보 온라인뉴스부장은 보도 시 기자들이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지, 온라인에 노출되는 기사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기자들과 대담을 진행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전국의 사건기자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자살보도에 대한 윤리가 지켜지고 있다”며 “서로 공감대를 나누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천경기기자협회 
 
 
< 세미나 후기 >
과거 연예인들의 자살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는지, 유가족들에게 남긴 말들은 무엇인지 등 기사에 세세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기자가 되기 전 누군가의 자살보도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사건·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 깊이 공감한 적도 없었다. 그냥 으레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부끄럽지만 세미나를 듣기 전까지 기자가 되고 난 후도 자살보도에 대한 명확한 권고 기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본 적 없었다. 
 
자살보도와 관련된 여러 강연과 희망재단의 소개, 현직기자들과 나누는 토론회를 접하고 ‘취재한 모든 것을 보도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이승환 뉴스1 사건팀 부팀장의 발표를 들으면서 “쓰지 않는 것도 저널리즘이 될 수 있다. 국민의 알권리는 국민에게 필요한 사실인지 판단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계적으로 기사를 썼던 나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 얼핏 흘려들었던 취재·보도 윤리를 직접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세미나 이후 타지역 기자들과 보도과정, 취재과정에서 느낀 점들과 사건·사고 현장에서 겪은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나누면서 그동안 취재했던 현장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나는 과연 취재과정에서 2차 피해를 하지 않았는가?’, ‘내가 기사를 쓸 때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되뇌며 보도와 취재 과정에서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NS에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싶지 않다’, ‘기사화 하지 말아달라’라는 문구를 접한 적이 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말이었지만 이번 세미나를 통해 ‘언론에 노출된 사고의 피해자들이, 가족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아차 싶었다. 누군가가 내가 쓴 기사로 고통 받지 않게, 내가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자가 되길 스스로와 약속했다. 
 
경기일보=김은진기자 

인천경기기자협회 webmaster@icng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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