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박진영 기자 |
‘인화회’ 폴더를 정리하며
제 노트북 바탕화면에는 2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던 인화회 폴더가 남아있습니다. 시기별 회원 명단, 회칙, 사무국 구성, 홈페이지 도메인 조회 내역, 누군가와의 대화록 파일이 들어있는 곳입니다. 시원섭섭하지만 이제 보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화회는 2016년 8월 기획취재부로 발령 났을 때 선배들이 주셨던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인천시장을 정점으로 언론사 사장과 정관계 인사 220여명이 대거 회원으로 참여하는 사모임. 인화회는 보도 자체가 ‘금기’였습니다. 금기는 결국 제게 불을 붙였습니다.
사실 누군가 제게 인화회가 좋은 기사냐고 물으신다면, ‘순도가 떨어진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보를 받고, 기획하고, 취재하고, 보도하는 작업 말고도 온갖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전부 말씀드릴 순 없지만 보도 시점, 저를 둘러 싼 환경, 정치 상황을 비롯해 종합적인 고려가 있었습니다. 2016년 11월, 2017년 12월, 2018년 7~8월까지 띄엄띄엄 보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자 생활 9년에서 이렇게 집념을 갖고 이루려 했던 시기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보도하고 바꾸고 싶다는 욕심이 우선이었습니다. 이제 인화회를 손에서 놓을까 합니다. 인화회는 반쪽짜리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루지 못한 것들은 동료에게 남겨두겠습니다. 다시는 지역에서 ‘그들만의 리그’나 ‘귀족모임’이 위세를 떨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제 시민들이 용서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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