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경기방송 오인환 기자의 몽골 현장 취재] 나무 한 그루 찾기 힘든 대초원의 현재

기사승인 2018.10.16  14:55:35

공유
default_news_ad1
거대한 모래폭풍이 몽골 남부에 위치한 ‘돈드고비’ 주를 집어삼키고 있다.


<경기방송 오인환 기자의 ‘몽골 현장 취재 후기’ >

‘아시아의 사막화와 공존의 길’

사막화의 중심이자 발원지로 꼽히고 있는 몽골.

13세기 징기스칸의 나라 몽골로 얼마 전 해외 취재를 다녀왔다.

황사의 발원지로 알려진 기후변화의 중심 몽골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울창한 숲과 계곡, 아음다운 초원이 연상되는 곳.

비행기로 불과 3시간 거리에 맞닿아 있지만 왠지 모르게 신비로움이 드는 나라이다.

나는 먼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중심의 수흐바타르 광장에 다다랐다. 우리의 광화문 광장이나 중국의 천안문 광장에 해당하는 곳이다. 광장 중심에 세워진 징기스칸의 동상이 기마족의 기상을 한 눈에 보여준다.

저녁이 되자 광장 주변이 푸른색 조명으로 물들면서 마치 숲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다음날 나는 울란바토르와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 지역을 먼저 찾기로 했다.

울란바토르에서 50Km 떨어진 에르덴 솜 지역.

차로 한 시간 쯤 떨어진 이곳을 지나오면서 광활한 대지가 눈에 들어왔다.

메마른 대지의 연속. 드넓은 대지에 나무 한 그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에르덴 솜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작은 나무숲이 이곳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 곳은 울창한 숲과 물이 흘렀고 아름다운 초원이 자리 잡고 있던 곳이다. 작은 나무숲이 더욱 소중하게만 느껴져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졌다. 나무에는 작은 열매가 곳곳에 맺혀있었는데…순간 과실수 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에 말문이 막혔다.

고사 위기에 놓인 나무가 열매를 맺고 자신의 마지막 번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고요함 속에 이어지는 자연의 소리 없는 절규.

기후변화의 영향은 유목민의 삶도 크게 변화시켰다.

몽골 울란바토르로 옮겨와 살고 있는 환경 난민은 약 30만 명에 달한다. 몽골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환경 난민인 셈이다.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은 몽골인 가운데도 최빈민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들은 수도 인근에 '게르촌'으로 불리는 빈민가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과거 우리의 '달동네'나 '판자촌'의 모습이 몽골에서는 현대에 와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면 몽골의 대기의 오염은 더욱 심각해진다.

코를 찌르는 석탄 냄새와 검은 오염 물질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들은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석탄을 태우거나 자동차 타이어를 태워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물질은 몽골인의 삶을 위태롭게 한다.

몽골의 평균 수명은 북한에 비해서도 낮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 경제난과 급속한 기후변화는 그들에게 너무 나도 큰 재앙으로 다가왔다.

아시아의 산업화와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몽골에서는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그들도 이제는 환경파괴의 심각성에 대해 점차 눈을 뜨고 있다. 그들은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를 향해 공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쯤 와 있을까?

우리 역시 환경파괴의 가해자로 전 세계적인 지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의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중심인 몽골 울란바토르가 주는 교훈은 이제 누구의 잘못이 아닌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우리가 몽골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막화방지 조림프로젝트'는 2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정부와 산림청은 지난 10년 동안 나무를 심어왔고 이제는 지자체가 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산림청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청하며 이러한 지자체의 활동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50㎞ 떨어진 에르덴 솜에도 수원시가 조림사업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식목일 행사-에르덴


환경 도시 수원시가 아시아의 사막화의 중심 몽골에 희망의 나무를 심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는 경기지역 대학생들이 몽골에 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참여에는 국제 NGO인 푸른아시아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들은 아시아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몽골과 미얀마 등에서 다양한 조림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이제는 몽골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돌며 환경 보존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 2016년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했다. 환경부 등 관련 부처는 지난해 부터 합동으로 과학기술기반의 대응 전략 구상에 나섰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공동으로 동아시아의 미세먼지 이동에 대한 규명에 나선 것이다.

최근 아시아의 사막화에 공동 대응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대응 문제가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세계의 연구진과 함께 공동 대응을 시작했다.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키스트는 한국과 중국, 일본, 몽골의 기후 변화와 관련한 석학들을 한군데에 소집했다.

몽골의 초원


이들은 각국의 환경 현안을 발표하고 공동 협력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에 대한 연구도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역시 135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결과는 충격을 주었다.

한 호흡권인 아시아가 공동 대응 없이는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의식에서였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호흡공동체인 동아시아를 복원하는 일에 우리 모두가 나서야할 때이다.

이제 우리는 어떠한 길을 가야할까?

 

경기방송 오인환 기자

경기방송 오인환 기자 webmaster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