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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옥죄는 불편한 민낯 드러내… 끝내 입 다문 글로벌기업

기사승인 2016.05.22  14: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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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종기사 소개 - 중부일보 사회부 신병근 기자

제보는 기자를 설레게 한다. 날고 긴다는 기자라도 출입처의 내부정보를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 법, 내부 고발은 그래서 더욱 ‘심쿵’ 이다.

▲ 중부일보 2015년 6월 17일자 14면(왼쪽), 6월 18일자 20면에 걸쳐 보도된 관련기사. 협력업체를 과도한 규정으로 옥죄고 있는 삼성전자의 현실을 고발했다.

지난 2012년 7월 중부일보 입사 후 첫 자대배치를 받은 곳이 경제부다. 4년차 삼성전자 출입기자로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 없었던 기자에게 한 명의 제보자가 접근했다.

그는 글로벌기업 삼성전자가 협력업체들과 동반성장을 표방하고 있는 반면, 내부적으로 이들 협력업체를 ‘파리 목숨’ 취급하는 등 과도한 규정으로 옥죄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다.

제보는 지난해 6월 전달됐고, 기사는 2차례(중부일보 2015년 6월 17일자 14면, 6월 18일자 20면)에 걸쳐 보도됐다.

또, 19일자에 삼성 나노시티의 반도체 관련 사망자에 대한 보도 등 삼성의 민낯을 들췄다.

삼성 나노시티의 협력업체 중 운송·물류업체 직원들의 경우 ‘4근2휴제’로 주간 조는 오전 8시~오후 8시, 야간 조는 오후 8시~익일 오전 8시까지 각각 12시간의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기본 시급은 지난해 기준 최저임금인 5천580원에 불과, ‘꺼리’가 될 만하다고 직감했다.

물류업체 직원들은 하루에만 100여 차례 탑승과 하차의 반복으로 허리통증 등을 호소했고, 유일한 휴식인 1시간의 식사시간마저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요원의 눈살에 쫓겨 40~50분 만에 마친다고 귀띔했다.

특히 삼성 나노시티가 차량 운행규정을 단 1회라도 미준수할 경우, 퇴사 조치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 구체적인 사례만 확보되면 즉시 현장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알려왔다.

피로와 사고예방을 위한 근로자쉼터 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 삼성의 가려진 얼굴이었다.

‘공정보도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공식 답변은 보류한다’는 문자메시지로 해명한 삼성에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나노시티 용인·기흥 캠퍼스 내 발생한 반도체 관련 사망자 수가 전국 캠퍼스 중 압도적으로 많다는 보도를 이어갔다. 잇따른 보도에도 회의적으로 일관한 삼성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현 상황에서 개별적인 입장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낸 문자 해명은 기자 휴대전화에 영구 저장돼 있다. 그들의 공식 답변은 현재까지도 수신되지 않고 있다.

"출입처와 공과 사를 구분하라"고 조언한 데스크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어려운 취재, 출입처와 관계에 금이 가는 취재라도 기자라면 부딪혀야 하는 것이 숙명이다. 글로벌기업 삼성다운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인천경기기자협회 webmaster@icngg.com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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