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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여성분과위원회 1차 회의 및 미투 운동 관련 간담회’

기사승인 2018.10.15  18: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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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미투’를 말하다!! >

‘2018년도 여성분과위원회 1차 회의 및 미투 운동 관련 간담회’

“언론계 역시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스스로 조직 문화를 성찰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2018년 상반기 우리 사회를 강타한 다양한 이슈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투 운동’이다. 이에 제46대 인천경기기자협회 여성분과위원들 역시 한자리에 모여 ‘미투 운동’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3월29일 경기방송 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도 여성분과위원회 1차 회의 및 미투 운동 관련 간담회’에는 경기일보 송시연 기자, 경인일보 강기정 기자, 기호일보 남궁진 기자, 중부일보 변민영 기자, 뉴시스 김도란 기자 등 각 회사의 여성분과위원들이 참여했다. 여성분과위원들은 간담회에 앞서 경기일보 송시연 기자를 제46대 인천경기기자협회 여성분과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오는 2019년까지 여성분과위원장을 역임하게 된 송 기자는 “여성분과위원회를 활성화 시켜 인천경기기자협회 소속 여기자들의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분과위원장으로 선출된 송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기자들은 언론계 역시 미투 운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경직된 조직 문화 속에 적지 않은 성희롱 발언 및 행위들이 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취재 활동 중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회사 등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으며, 미투 운동이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문제를 뛰어넘어 불평등한 조직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하고 이를 위해 ‘소통’ 창구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018년도 여성분과위원회 1차 회의 및 미투 운동 관련 간담회’ 왼쪽부터 경기일보 송시연 기자, 경인일보 강기정 기자, 기호일보 남궁진 기자, 중부일보 변민영 기자, 뉴시스 김도란 기자

▲송시연 기자 : 최근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 큰 관심을 받았고, 기자들이 많은 기사를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언론계 역시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최근 미투 운동을 보는 심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

- 강기정 기자 : 최근에 있었던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다. 얼마 전 회사에 어떠한 독자분께서 항의하러 오셨다. 미투 운동에 대한 기사를 문제 삼아 항의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요즘 애들이 벗고다니면 우리가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해 그 자리에 있던 여기자들이 굉장히 불쾌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당시 함께 있던 남자 기자들 누구 하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더라. 결국 향후에 문제제기를 해 사과를 받았지만 조


- 송시연 기자 : 기자생활을 오래 하지 않은 여기자일수록 그러한 상황에 많이 노출되는 것 같다. 저 역시 기자 생활을 막 시작할 당시 저녁 약속 자리에 가게 되면 성희롱적인 발언들, 굉장히 수위가 높은 발언들이 많았지만 내가 문제제기를 하면 이 분위기를 망치지 않을까라는 고민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언론계 자체가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강하고 여자 선배도 매우 적어 이러한 교육을 해주거나 고충을 털어놓을 선배조차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자협회 차원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고충을 들어줄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교육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직 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왜 함께 목소리를 내주지 않는지,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면 조직에 회의적인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여기자들은 조직 내에서 불쾌한 상황에 부닥치는 것보다 취재원들과 만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 발생 자체보다도 조직에서 어떻게 대응해 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 남궁진 기자 : 출입처에서 곤란한 일을 많이 겪는다는 것에 공감한다. 기자들은 직업의 특성상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악수할 일도 많다. 그런데 아직도 가끔 출입처에서 취재원을 만날 때 악수를 하는 도중 손바닥을 긁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방은 친근감을 표시한다고 하는 것이겠지만 매우 불쾌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도 “내가 뭐라고 하면 어색해 지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게 되는 것 같다.

- 변민영 기자 : 그래도 전과 달리 미투 운동 이후 분위기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전에는 성희롱적인 발언을 들어도 그냥 넘어가야 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농담으로라도 “나 미투 신고 할 거예요”라고 가볍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 김도란 기자 : 최근에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의 본질은 단순히 성희롱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번 운동을 계기로 남자 기자, 선배 기자들이 여기자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여 주고 이런 것이 불쾌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한 것을 뛰어넘어 남자 여자를 떠나 후배 기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조금이나마 수평적인 조직으로 발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그것이 미투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된다.

- 변민영 기자 : 나는 편집기자여서 외부 활동이 많지 않지만, 외근부서 여기자들은 출입처 등에서 소위 말하는 ‘펜스룰’ 때문에도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강기정 기자 : 미투 운동 후 펜스룰 이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전부터 여기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 김도란 기자 : 이미 이전부터 출입처에서 활동하면서 다가설 수 없는 벽은 늘 느껴왔지만 미투 운동이 불면서 조금 더 심해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 변민영 기자 : 주변 여기자들과 이야기해보면 취재 활동 중에 술자리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고, 술자리에서 성희롱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어디에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속앓이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 김도란 기자 : 술자리에서 남자들의 성적인 술 문화에 맞춰 놀지 않으면 마치 ‘쿨 하지 못한 기자’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변민영 기자 : 어떤 경우에는 남자 기자들이 술을 먹는 자리에 여기자들한테 전화해 같이 술 먹자고 부르는 경우도 많은데, 일부 남성 기자들은 “지금 이 자리에 여자가 없으니 네가 와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굉장히 불쾌한 감정이 든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2018년도 여성분과위원회 1차 회의 및 미투 운동 관련 간담회’

▲ 송시연 기자 : 이제는 미투 운동 이후 언론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자면 여기자에 대한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할 것 같다. ‘여기자는 쎄야 한다’라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 뼈 기준이 기사가 아니고, 술을 잘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 등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이 기준이 되다 보니 여기자를 대하는 인식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 변민영 기자 : 여기자라고 해서 모두 할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술자리 가기 싫다”는 등의 의사 표현을 분명히 했다. 그러다 보니 조직 내에서 ‘부담스러운 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애랑은 못 어울려”ㆍ“애는 불편해”라는 인식이 바로 펜스룰이다. 지금은 미투 운동이 크게 주목받고 있어서 남자 기자들이 이해하는 척하지만 진심으로 잘못된 것을 인식하고 바뀌려고 하는지, 지금 이 순간 뿐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 남궁진 기자 : 무엇보다 ‘소통 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 내에 여기자가 없다 보니 여성으로 이야기하고 논의할 상대를 찾기 힘들다. 기자협회에서 이러한 부분을 노력해 줬으면 한다.

- 김도란 기자 : 결국 조직이 발전하고 바뀌려면 선배 기자분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경기도 지역에는 연차가 오래된 여기자 선배들이 많이 없는 부분이 아쉽다. 결국 여기자들이 오래 다닐 수 없는 조직 문화가 문제가 아닌가. 여기자들이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도록 조직이 변화한다면, 여기자들의 인권과 권리에 대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상향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강기정 기자 : 회사 내에서도 기자협회에서도, 남녀를 가리지 말고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협회 차원에서 소통의 창구, 기회를 많이 만들어 서로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 송시연 기자 : 오늘 여기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자협회 차원에서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분과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앞으로 여기자들을 위한 교육, 소통 창구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비단 성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여자와 남자 간, 강자와 약자 간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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