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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현장에" … '메르스 확산' 둘러싼 진실 추적

기사승인 2016.05.22  14: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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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종기사 소개 - 경기일보 문화부 류설아 차장

"병원의 입원 환자 모두 퇴원했다. 강제로!"

지난해 5월 28일. 평택의 한 지인으로부터 기자에게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평택 성모병원에서 일방적으로 입원 환자들에 대해 퇴원 통보를 해서 환자나 가족 모두 난리법석이라는 제보였다.

문제는 메르스(MERS) 첫 번째 환자가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병원이었다.

"국장님! 평택의 한 병원에서 갑자기 입원 환자들을 다 쫓아냈답니다. 이거, 분명 뭔가 있습니다."

병원이 출입처인 기자부터 사회부 기자까지 편집국장의 취재 지시가 떨어졌다.
사회부 기자는 일단 해당 병원으로 향했다.

제보는 ‘사실’이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병원 측에서 먼저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코호트 지정’을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이었다.

퇴원 환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알아서’ 다른 지역의 병원에 입원하거나 진료를 받은 상태였다.

같은 시각, 해외 취재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모처럼 일찍 집으로 퇴근 중이던 병원 담당 기자는 차 안에서 연거푸 경기도내 대형·종합병원 등에 전화를 돌렸다.

그리고 물었다. "괜찮으세요?"라고.
"아니,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몸 아프다고 찾아온 환자들을 어떻게 막느냐고요. 도대체 질병관리본부는 뭐 하는 거예요. 최소한 인근 병원들이라도 정보를 줘야 할 거 아닙니까. 저희도 억울하고 답답한 노릇이라고요!"

질병관리본부의 ‘단호하고 무책임한 거절’에 아수라장이었다. 그것이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확산의 어이없는 시작이었다.

이 취재 내용을 담은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환자 입원했던 병원서 뒤늦게 40여 명 강제퇴원 ‘물의’」를 시작으로 메르스 관련 보도가 한 달여간 이어졌다.

감사하게도 이 기획 보도로 경기일보 최해영·류설아·안영국 등 3명의 기자가 ‘제47회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큰 상을 받았지만 그보다 나도 모르게 느슨해졌던 기자로서의 삶을 다시 한 번 조이는 계기가 됐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는, 지역신문 기자로서 좀 더 지역과 가까울 때 특종이 탄생한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취재였기 때문이다.

역사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소한 본보 보도 시점에 보건 당국이 적극 나섰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상상해 본다.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가족을 떠나보낸, 갑작스러운 격리에 지금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훼손된 이미지에 병원 문을 닫은…. 되돌릴 수 없는 희생이 컸다.

되돌아보면 여전히 수상의 기쁨보다, 참담함이 더 큰 이유다.

인천경기기자협회 webmaster@icngg.com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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