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잠고픈 수습 떼자 기자로 고행 시작

기사승인 2016.05.22  14:45:07

공유
default_news_ad1

- 새내기 입문기-경기일보 사회부 한진경 기자

자정 무렵 전화를 걸어 "선배님 한진경입니다. ○○지구대에서 ○○사건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6개월의 수습기자 시절,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겁이 많아서 어두운 밤이 싫었고 낮에도 혼자서는 절대 택시를 타지 않았지만, 마와리 보고를 마친 뒤 ‘어두컴컴한 밤 12시에 그것도 혼자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순간은 너무나도 행복했다.

2015년 6월부터 6개월의 수습기간 내내 새벽부터 자정까지 경찰서 마와리가 이어졌다. 집에 가는 택시에 타서야 온종일 억누르던 긴장이 풀어졌고 잠이 쏟아져 내렸다. 정말 ‘죽을 것’ 같았다.

학교 가기 전 30분 일찍 일어나 영어 듣기를 하고,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독서실로 향했던 고3 수험생 때보다 잠을 포기해야 했다. 한 대형마트를 취재하러 가 수십 명이 오가는 계산대 앞 의자에 앉아 그대로 잠들어버리기도 했으니 피로도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죽을 것 같던 시간은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기자가 되는데 필요한 자양분으로 쌓여갔다. 사건을 취재하는 법, 취재원을 만나는 법, 취재거리를 발굴하는 법 등을 익힐 수 있었다. 경찰서와 현장에서 보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느리지만 조금씩 기자가 되어가며 지난해 12월, 평생 끝나지 않을 것 같던 6개월의 시간이 끝났다. 수습 꼬리표가 떨어졌다.

그때 선배들은 "수습 때가 좋은거야. 앞으로 더 힘들거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지만, 수습을 벗어났다는 기쁨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선배들 말이 맞았다. 수습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지고 책임감이 주어진 사회부 기자가 된 후 5개월째 하루도 마음 편하게 지낸 날이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아이템을 낼까, 어떻게 하면 기사를 더 잘 쓸 수 있을까.

사실 지금 나는 수습 때보다 더 죽을 것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고민을 하는 이 순간, 수습 때 그랬던 것처럼 기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느덧 입사 1년이 다가왔고, 수습기자들이 입사를 앞두고 있다. 선배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막내 때가 좋은거야. 앞으로 더 힘들거다"

선배들 말대로 앞으로의 나날이 더 힘들 것 같다. 아직 ‘한기자’보다 ‘막내’가 더 익숙하지만, 후배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자가 되도록 한 번 더 성장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인천경기기자협회 webmaster@icngg.com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