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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초 만난 화두 깊은 신문 실천중

기사승인 2016.05.22  14: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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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내기 기자 입문기-신지영 경인일보 사회부 기자

지난해 4월, 신문사에 들어와 기자가 된 나에게 주어진 첫 ‘미션’은 앉은 자리에서 신문만 보며 12시간을 버티는 것이었다.

오전 8시 회사로 출근해 마감이 끝나는 오후 8시까지 책상 위에는 파란색 윈도우 화면만 띄울 수 있는 노트북과 그날 나온 신문 한 부뿐.

종일 신문만 멍하니 응시하는 우리들 동기를 보며 선배들은 "원래 그런거야, 짜샤"란 웃는 듯 안 웃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지나갔다. 

‘탁탁탁’ 선배들이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만 울리는 편집국에서 인터넷 서핑은 언감생심. 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면을 모두 훑고, 광고의 글자 한 톨까지 도를 닦는 마음으로 읽고 나도 시간은 무한정이니, 입사 후 일주일은 마치 입대 후 첫날밤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유일한 합법적 인터넷 서핑인 자사 홈페이지 방문 중 보게 된 사진 한 장, 정확히는 그 사진 속 한 문구 때문에 그날 하루는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한국신문상이었던가. 사진 속 선배는 상패를 쥔 채 마이크에 무언가 말하고 있었고, 그 뒤에 ‘시대가 빨라질 때 신문은 깊어집니다’란 문장이 있었다. 2014년 신문의 날 표어로 선정된 문구라고 했다.

"기자 그거 고생하고 돈도 못 번다던데 왜 하려고 해"와 "신문의 시대는 저물었다"는 숱한 우려 속에 꿋꿋이 신문사에 입사한 나에게 그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통신사 기사가 가공돼 신문사 지면을 메우고 신문사 기사가 다시 가공돼 웹과 SNS를 떠도는 이 시대의 언론 환경에서 내가 써야 하는 기사는 무얼까, 깊은 신문은 무얼까 고민했다. 그 생각은 책상 위 멍하니 앉아있던 그날부터 꼬박 1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원래 이런 지면에선 막내답게 써야 한다는 말도 들었지만, 신문을 만들어 생계를 꾸리는 ‘프로’ 기자로서 나는 신문에 대해 기사에 대해 고민한다.

언젠가 외국의 한 언론인이 종이신문을 늙은 매체라고 조롱하는 인터넷 언론인에게 당신네 홈페이지에서 종이신문 기사를 빼면 이렇게 된다며 구멍이 뻥뻥 뚫린 메인화면을 보여줬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1년간 내가 느끼고 또 배운 건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 인터넷도 좋지만 사람에게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것, 재미나 자극적인 것도 좋지만 ‘정직하게’ 기사를 쓰라는 것이다. 앞으로 ‘정직한 기자’, ‘현장을 뛰는 기자’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인천경기기자협회 webmaster@icngg.com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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